함께 입사한 동료들은 나를 포함해 총 3명이었다. 1명의 한국인, 1명의 폴란드인 그리고 1명의 프랑스 디자이너까지. 모두 런던으로 자신의 꿈을 찾아 학업과 업무 경험을 쌓고자 하는 친구들이었고,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다.

나는 Research & Insight 팀의 Commercial Analyst 라는 직책을 부여받았다. 3개월 인턴십이었고, 이후에는 그 당시에는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지 않았다. 런던으로 유학을 오기로 결심한 이유가 학업과 함께 근무 경험을 쌓고자 함이었으니, 소기의 성과는 달성한 것 같았다.

필자는 첫 글에서 밝힌 것처럼,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김연아 선수를 보면서 스포츠 산업에서의 근무를 꿈꿨다. 언젠가는 김연아 선수와 같은 대한민국 레전드 스포츠 선수를 어린시절부터 육성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이를 이루기 위해 김연아 선수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그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회사에 가고 싶었다.

운이 좋게도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와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필자가 유학을 떠나기 전, 코오롱 한국오픈 골프대회의 인턴으로 근무하였고, 이 대회를 운영하는 운영 대행사가 올댓스포츠였다. 그때 처음으로 발주사와 대행사의 역할을 알게 되었다. 올댓스포츠는 대회의 대행사로서 디자인, 제작물, 수송 등 발주사와 협의한 R&R에 따라 대회의 대행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고, 나는 코오롱 소속으로서 제작물 디자인 등에 필요한 발주사로서의 방향성, 필요한 자료 등을 제공하는 역할이었다.

너무나도 가고싶던 회사였기에 함께 업무하는 올댓스포츠의 직원분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고, 회사에 입사하려면 어떤 스펙을 갖춰야하는지를 꽤 많이 물어봤던 것 같다. 그 당시 3-4명이 대행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모두 미국 대학교에서 스포츠마케팅을 전공하고 온 분들이었다. 이를 통해 2가지를 느꼈다.

첫 번째, 영어 소통 능력이 중요하다. 미국에서 모두 대학교를 나왔다라는 점을 보았을 때 반드시 영어 구사 능력이 필수적인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 해외에서의 경험이 필요하다 라고 느꼈다.

필자에게는 참 다행이었다. 대학생 시절 유럽축구여행을 통해 영국에서 유학을 꼭 하리라 라고 다짐했기 때문이다. 그러지 않아도 코오롱 한국오픈 인턴을 마치고 영국 석사 입학 준비를 시작하려고 했고, 마침 그 대회의 대행사가 내가 꿈꾸던 회사였다. 더이상 고민할 필요도 없이 한국오픈 대회를 마치고 영국 석사 학위 취득을 위해 유학길에 올랐다.

주요 업무

스포츠 스폰서십

주제가 너무 옆으로 샜다. 필자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물론 학업도 중요하지만, 필자에게는 실무를 경험하고 현장의 상황을 아는 것이 자신의 성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필자도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Loughborough University 보다는, 런던에서 공부하면서 근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곳이 Birkbeck, University of London 이라고 생각했고, 런던에서 Job Opportunity를 찾아보고 지원한 결과 스포츠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SportQuake 에서의 근무는 정말 즐거웠다. 물론 이건 업무이기 때문에 항상 Professional 해야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회사를 다녔다. 나의 주 업무는 Commercial Analyst로 우리 회사가 연결한 스폰서십이 스폰서사에게 얼마나 큰 효과를 가져다 주었는지 정량적으로 분석해주는 업무가 가장 컸다.

기억에 남는 업무 중 하나는 Fun88과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스폰서십이었다. 영국은 스포츠 베팅이 합법화되어 있다. 스포츠 베팅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어찌되었든 영국은 스포츠 베팅의 사기업 진출에 합법인 국가이고, 대신 베팅 수익금을 통해 오히려 도박 중독에 대한 치료를 함께 병행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스포츠 리그인만큼 전 세계의 스포츠 베팅 회사들이 구단을 후원하려고 한다. 필자가 근무했던 2017년 기준으로 규모있는 Sponsorship Sales 팀이 있는 구단은 우리가 흔히 아는 큰 구단 밖에 없다는 말을 동료들로부터 들었다. 우리 회사의 업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 리버풀, 첼시, 맨체스터 시티, 아스날 등 큰 구단 외에 프리미어리그 구단과 스폰서사를 연결하는 에이전시 업무였다.

Fun88은 아시아에 위치한 스포츠 베팅 회사였는데, 세계 최고의 축구리그인 EPL의 유서깊은 구단인 뉴캐슬과의 스폰서십을 통해 전세계에 브랜딩 노출을 진행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었다.

(부록) 에이전시에 대한 의견

에이전시의 역할이 무엇인가? 스폰서사와 스포츠 구단을 연결하고, 스폰서십 fee와 activation 대행을 통해 수수료를 받는 회사다. 대한민국은 스포츠 에이전시의 역할에 대해 꽤 부정적이고 선입견이 있다. 에이전시가 하는 일 없이 수수료만 가져간다 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영국과 한국의 에이전시를 모두 경험해보았다. 그리고 지금은 대한민국 올림픽 마케팅을 주관하는 단체에서 마케팅 업무를 진행하고 있어 양쪽의 역할을 모두 해보았다.

모든 스포츠 에이전시가 하는 일 없이 수수료만 가져간다라는 인식은 여러 에이전시를 하나의 회사로 생각하여 얘기하는 위험한 생각이다. 여러 회사가 각각의 목표에 맞게 스폰서사와 스포츠 대회, 단체를 연결하고 있고, 제대로된 제안과 실행을 하는 회사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아무튼 다시 스포츠 베팅 스폰서십으로 돌아오자면, 한국의 경우에는 스포츠토토 라는 이름으로 국가에서 스포츠 베팅 산업을 독점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안전한 도박 환경 조성이라는 이름하에), 영국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경우 스포츠 베팅 산업을 민간기업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굉장히 큰 산업으로 자리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 리그 중 하나이기 때문에 세계 각국의 스포츠 베팅 회사에서 각자의 회사의 이름을 알리고자 구단을 후원하고 있다.

필자는 SportQuake 에서 근무하면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아시아의 스포츠 베팅회사인 Fun881의 스폰서십 효과 분석 업무를 진행했다. 상당히 큰 규모의 후원계약이었고, 후원사는 정량화된 효과 분석을 요구했다.

뉴캐슬-Fun88 스폰서십 관련 보도자료 배포 이미지

이를 위해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후원 계약에 대한 보도자료가 배포되었고, 실제로 기사화된 기사가 몇 개인지, 어느 언론사에서 노출이 되었는지를 분석했다. 또한 어떤 기사의 평균 독자 수가 몇 만명인지, 이번 스폰서십에 대한 기사의 추정 독자 수가 얼마인지 분석해주는 사이트의 도움을 통해 실제 ‘숫자’로 스폰서사에게 이번 스폰서십 계약을 인지한 독자가 몇 명인지, 또 이 기사에 대한 긍정/부정도가 어느 비율인지를 제시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스포츠 이벤트 홍보 콘텐츠 운영 대행

한국에서 복싱은 이제 비인기 종목으로 분류되지만, 영국에서는 아직도 복싱의 인기가 상당하다. 영미권에서는 아직 복싱과 같은 클래식한 스포츠에 대한 Respect과 Fan 이 많이 남아있는 듯하다. 2028 LA올림픽에서 복싱이 다시 개최 종목으로 확정2된 것도 아직 복싱과 같은 클래식 스포츠가 결국에는 인간의 기본적인 신체활동과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인기가 많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닐까싶다.

영국 역시 클래식 스포츠에 대한 인기가 많은 것 같다. 예를 들어 축구, 승마, 크리켓, 테니스 그리고 복싱도 인기가 상당했다. 영국에서 태어난 앤서니 조슈아3는 영국을 대표하는 복싱 스타로 활약하고 있다. 필자가 SportQuake 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 앤서니 조슈아의 복싱 경기가 2달 뒤 개최될 예정이었다. 상대는 우크라이나의 복싱 영웅 블라디미르 클리첸코4였고, 세간의 관심을 갖는 경기였다.

이 경기가 시작되기전까지 많은 관객과 스폰서십을 유치해야했기 때문에 홍보콘텐츠를 통해 경기에 대한 붐업을 조성하고자 하였고, 인스타그램의 복싱과 관련된 주요 인플루언서와 홍보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광고 제휴를 진행하였다.

약 5주의 activation 기간을 두고, 1주일에 1개 콘텐츠씩 업로드 계획을 수립했다. 특히 JD SPORTS 라는 오프라인 패션 스토어 브랜드에서는 앤서니 조슈아를 후원하고 있었고, 앤서니 조슈아를 통한 마케팅 전개를 펼치고 있었다. 이에 JD SPORTS와 함께 앤서니 조슈아의 스토리텔링을 담은 영상을 제작했고, 유튜브5 및 인스타그램 플랫폼에 대회 전부터 영상을 올리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자 했다.

파트너 Contact List 수집

나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Asia 의 대기업의 Contact List 를 수집하는 일도 있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는 서양권에서만 인기있는 스포츠가 아니라 이제는 글로벌에서 소비되고 있는 콘텐츠였기 때문에, 후원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전 세계 시장에 중계되고 있는 축구 경기를 통해 후원사의 브랜드를 노출하고자 하는 아시아의 대기업들이 꽤 있었다.

필자가 근무한 SportQuake는 영국 본사를 중심으로 홍콩, 중국에 지부가 있었지만, 본사에 근무하는 아시아 대륙 출신 직원은 필자 한명 뿐이었다. 때마침 이청용, 손흥민 선수와 같이 한국을 대표하여 영국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던 중이었기 때문에 한국 기업은 선수를 후원하면서 클럽을 함께 후원하고자 하는 의사가 늘어나고 있었다.

이에 회사에서는 필자에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기업에게 제안을 할 수 있도록 Contact List 업데이트를 요청했다. 물론 기존의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알음알음, 여기저기 물어봐서 연락처를 얻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당시 그저 스포츠 비즈니스 석사를 하는 학생이었고, 어떻게 요청받은 정보들을 업데이트할 수 있을까? 라는 많은 고민을 했었다. 많은 고민 끝에 상사였던 James 에게 물어보니, 자기들도 링크드인이나 각종 학회, 세미나 등에 참석한 네트워크를 토대로 기존에 함께 일했던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도 링크드인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당시에는 한국사람들은 정말 많지 않았고 주로 유학에 다녀온 사람들이 해외에서는 링크드인을 많이 사용하는 것을 보고 링크드인을 했던 것 같다.

필자 역시 그렇게 배운 링크드인을 활용하여 우리나라 기업을 재계 순위대로 리스트업 해보았다. 이를 토대로 하나하나 링크드인을 통해 스폰서십 혹은 마케팅 관련 담당자가 있는지 검색해보면서, 넥센타이어, 카카오 등과 같이 해외 시장에도 관심이 많은 우리나라 회사들의 contact list 를 업데이트했던 기억이 난다.

필자가 근무하는 동안에 한국 회사와의 파트너십은 없었지만, 그때 배웠던 링크드인을 통해 지금까지도 링크드인을 활발하게 살펴보고 네트워크를 늘려가고 있다. 특히 한국 스포츠 시장에서 근무하면서 링크드인을 통해 실제로 스폰서십을 성사시킨 사례가 있으니(이는 추후 대한체육회 마케팅 관련 글을 쓰면서 안내할 예정이다), 당시 배운 링크드인을 아주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A보드 광고 노출 수집 및 분석

영국 프리미어리그나 스페인 라리가의 중계사는 지역별로 방송사가 나뉜다. 흔히 아는 skysports 는 영국 지역에서, bein sports 는 아랍지역에서 중계하는데, 이렇게 같은 콘텐츠를 지역별로 다른 방송사가 송출하고 있다.

이는 광고 보드에 부착되는 후원사도 바뀌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는데, 각 방송사별로 광고를 팔게 되고 유럽에서 그 광고권리를 사고 싶은 회사와, 아랍지역에서 사고 싶은 회사가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A보드에 노출되는 후원사도 달라진다. 어떻게 달라지는지 궁금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CG로 바뀐다. 경기장 현장에서는 LED 보드로 현지 후원사를 노출하는데, 방송에서는 CG를 활용해 각 방송사 혹은 클럽에서 판매한 지역별 후원사의 브랜드가 노출된다.

필자는 SportQuake가 후원사에게 판매한 A보드 광고 권리에 대한 결과보고를 위해 라리가의 레알마드리드 경기를 2시간 내내 녹화본으로 보면서, 특정 후원사의 A보드가 실제로 한번 노출될 때 몇초간 노출되는지를 조사했다. 당시에는 정말 수작업으로 총 00회 / 회차별 00초 노출 이런 식으로 엑셀 파일을 만들어 조사해서 보고했다. 지금은 이 업무를 한지가 오래되어서 잘 모르겠지만,, 아마 기술의 발전으로 그 방식이 자동화 되었지 않을까 예상한다.

상기의 내용 정도로 필자가 영국 스포츠마케팅 에이전시에서 근무했던 내용을 기술해보았다.

스포츠 마케팅을 꿈꾸는 분들에게 감히 조언하자면, 해외든 한국이든 학생 시절에 꼭 회사에서 인턴이나 근무를 해보았으면 싶다. 학교에서는 배우기 어려운 실제 업무를 인턴이라도 하면 옆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업무가 돌아가는지 직접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에는 영국 석사를 하면서 근무 경험도 함께 했기 때문에 굉장히 압축적이고 효율적으로 스포츠 마케팅 시장에 대해 직간접적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언어 공부는 덤이다!

  1. https://www.isportconnect.com/newcastle-united-announce-fun88-new-shirt-sponsor/
  2. https://www.olympics.com/ioc/news/boxing-to-be-part-of-la28-sports-programme
  3. https://en.wikipedia.org/wiki/AnthonyJoshua
  4. https://ko.wikipedia.org/wiki/%EB%B3%BC%EB%A1%9C%EB%94%94%EB%AF%B8%EB%A5%B4%ED%81%B4%EB%A6%AC%EC%B9%98%EC%BD%94
  5. https://youtu.be/I4d7zhUDpRU?si=UR0HM5lpnoqrUpi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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